“ 오래 된 나의 벗들 ”

해가 뉘억뉘억 뒷산에 걸치면 슬그머니 이불을 박차고 핸드폰을 확인했었다. 천성인지 혼자있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했던 나는 연락을 받고 또 받기만... 노래방으로 술집으로 중앙동으로 수원으로 어슬렁 어슬렁 혼자 바쁜 MP3를 귀에 걸고, 어느세 버스좌석에 몸을 기대면... 그렇게 몇십분이면 나의 모든 것과 바꿔도 아깝지 않은 우리 찌질이 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실거리기도 그냥 한대 쥐어 박기도 그저 말없이 걷기도 기다리기도 했었는데... 내용없는 대화도 싸구려 조크도 지금은 너무 값저서 그 흔했던 목소리도 보잘껏 없는 농담따먹기도 그립고 또 그립고...

다들 엇비슷하게 혹은 어정쩡하게 입대를 했다. 지금 쯤 이름 모를 타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겠지... 어찌어찌 시간은 여기까지 흘렀건만 친구의 군복을 입은 모습 조차도 한번 본적이 없다... 흠... 보나마나 꼬장꼬장하고 후즐근하겠지만... 그런 우리가 만난다면 그래도 아마 난 지금까지의 근 1년 3개월을 보상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그 이상도 보상받을 수 있겠지...

참 은근한 걱정들이 쌓인다. 다시 보면 무슨 말을 할까... 어색해질까... 워낙 말주변 없는 녀석들 이었는데...

요즘들어 경찰에게 쫒겼던 기억이 자꾸만 난다. 자꾸만 혼자서 웃고는 한다. 객기를 부리려 이쁜 여자를 꼬셔보겠다고 중앙동을 활보했던 기억도, 그때 울고 있던 이쁘장한 여자도, 제부도 앞 바다, 한껏 크게 틀던 '초콜랫', 밤 세워 운전하던 기수나 상수, 나의 뮤즈 정현나 영운이... 존재감 흐릿한 내 방의 살아 숨쉬는 붙박이 재정이, 천상 게이 같은 나의 교감대 누구도 전문적 대화안에서 필적할 인물이 없는 정근이... 흘깃 흘렸던 미소까지 전부다 기억난다. 전부다. 자꾸만...

비록 연락은 자주 안하지만 아마 잘 있겠지... 하하... 걱정이 안들어서 좋다...

2년이 그리 길지많은 안더라라고 첫머리 잡고 후루루 군대 이야기를 쏳아놔봐...
너희가 하는 말이면 뭐든 기다릴게...

"삽질은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잠수는 이렇게 타는 거야" 라고...
 수없이 포장된 무용담 뒤로 아마 난 그저 좋아 웃기만 할 것 같다... 아마...

하... 보고 싶다. 친구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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