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Cultureholic/하루의 잔상들

최근 운전면허 학원을 다니고 있다. 기능시험을 위해 설치된 자그마한 도로를 10대 남짓한 트럭이나 승용차가 거북이 걸음을 하는 모습이 영낙없이 얼뜨기 같다. 물론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게 시작하지만... 심심하면 살살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한두대를 앞지른 다거나 벡미러를 통해 바짝 쫗아오는 여성의 얼굴에 심취하는게 요즘 하루하루 살고 있는 낙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만원을 주웠다. 자주 경험하는 초록색의 감촉은 가볍기 짝이 없었다. "이거 한장이면 몇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그닥 크게 느껴지지도 안는 그렇다고 작게 느껴지지도 안는 일 만이라는 단위는 괜한것을 주워버렸다는 느낌이었다. 괜히 도둑놈이 된 심정이지만 그렇다고 30분 거리에 파출소에 들려서 "만원을 주웠으니 주인을 찾아주세요" 하는 얼빠진 헛짓을 하고 싶지는 안았다... "다시 땅에 내려놓고 갈까..." 훗... 머리에 총맞았으면 몰라도 순순히 포기하고 갈 만큼 난 순수청년이지는 못했다.

의외로 자주 있는 일이다. 바로 집앞에서 두꺼운 지갑을 주웠다 싶더니 아버지의 지갑이었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금처럼 용돈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 만원이 아쉽지는 안다만 글쎄... 버리기는 아깝고 모른척하기는 죄스럽고 두고가자니 등신같고... 흠... 묘하지... 천천히 주위를 둘려봤느나 귀신이나 나올것 같은 적막감만 맨돌뿐 그 흔한 자동차 한대도 지나지 않고 있었다.

집앞이 소란스럽다... 세들어 사는 아주머님댁에 딸이 흠신 두들겨 맞나보다... 어떻게 매일 혼날까... 지치지도 안나... 언제나 경쾌한 울음소리다... 두꺼운벽을 넘어 주방을 다 울린다. 샤워기 소리를 뚤고 욕실에서 까지 작게 울려데는 울음소리는 서글픈듯 들리지만 너무나 개그스러웠다. 매일 사고치고 매일 야단치는 어머니라니... 짱구는 못말려냐...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를 펼쳤다. 힘을 들여 기세있게 열어 제낀것 치고는 물한통 들어있지 않은 냉장고는 때려부수고 싶을 만큼 실망이었다... 가벼운 좌절... 냉동실에 있는 얼음을 냉큼 물고 컴퓨터와 선풍기를 튼다. 시끄럽다... 우리집 선풍기는 리듬을 탄다. 딱딱딱딱딱딱 쉴줄도 모르지 정말... 뭐가 걸린건지... 제발 이제 내다 버리라는 건지... 시끄러운 선풍기의 소리가 감춰질 만큼 크게 음악을 틀었다.

내일 학원에 시간표를 확인 OK, 내일 약속 없음 OK, MP3 충전 OK, 빨래 다 널었음 OK
내일을 위한 일들을 확인하고 좀전에 딸려온 세종대왕과의 대면을 갖었다...

뭐 할꺼 있나... 오랜만에 피자한판에 콜라 대병이지 뭐...
하... 묘하게 쪼잔해진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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