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보관소
Cultureholic/이상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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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들어서야 알게 된 사실이랄까... 시야가 좁아 졌다. 사물을 생각하는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일까? 누구나 먼지 쌓인 기억 속에서 분명 140cm도 되지 않았던 꼬맹이 였음이 분명한데... 내가 알기로는 옆집 아저씨도 12살 전까지는 콧물을 흘렸다고 한다. 물론 나이먹어서 콧물을 흘리고 다닌 다면 그거야 문제겠지만... 음음...

처음으로 쇼크라는 경험을 해본 것이 내 나이 다섯이었을까? 눈물겨운 탱탱볼 사건이다. 흔히 있는 에피소드지만 장농 밑 제목없는 비디오... <어째서 이 비디오는 제목이 없는 것일까?! 혹시 드래곤볼인가?!>에 대한 호기심... 우리집 10년묵은 비디오 이외에 해결해 줄 방도 따위는 아마도 없었다고 본다... 15인치 티비 밖으로 흘러나오는 무자비한 영상에 대쇼크... 아마 그 후로부터 제목이 없는 비디오를 더 선호하게 됐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공CD가 더 좋은걸까... 내 나이 다섯 비디오에 대한 개념을 잃었다고 볼 수 있겠다. 금발의 여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겼다고 봐도 좋을 시기... 슬슬 색이 스민다는 느낌이다. 물론 진한 보라색이라고 봐야할까.

역시 내 어릴적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라면 돈까스 였다. 단지 튀김이라는 것 만으로도 좋아한게 아닐까... 지금 와서 먹으라면... 가장자리에서 흘러내리는 기름에 혀를 내 두르른다... 망할 수도꼭지인가... 멈추질 않는 그 기름의 느끼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But 휴지로 기름기를 빼면 의외로 앗싸리한 맛을 내기도 한다. 가끔은 입안으로 휴지의 향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벼운 착각이라고 생각치 않으면 남의 집 밥상머리에서 반찬투정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옆집 돈까스에서는 샤프란 향이 나는 느낌이었다. 내 나이 여덟살 쯤인가... 돈까스에 대한 열정을 잃었다. 뻔한 이동경로지만 돈까스를 먹지않고 햄을 먹기 시작했다. 기름기도 기름기 나름인 것있다. 더불어 아직 쥐꼬랑지 만한 나는 차별대우라는 것을 알게 됐다. 슬슬 때가 타고 있다...

어릴 적이면 삼촌은 자주 말했다.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고... 아마 처음에는 울어 버렸다는 나이지만... 내 나이 열 두살쯤인가... 재미없는 사회시간에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은 신께서 인간에게 지식을 공유하는데 자주 사용되는 방법인가... 어찌 나는 혼자서 의미를 알게 된 것일까... 물론 교과서 따위에 쓰여있을리는 없다. 몸과 다리가 영 어색한 그림이 수두룩 했던 그 교과서... 역시 교과서를 읽으면 배우는게 있기는 한가보다... 뭐랄까... 지금 와서 생각하면... 내 스스로 수수께끼를 풀어 냈다는게 더 싫은 느낌이지만... 내 나이 열 두살 어른들의 말씀과 나의 가치관이 접점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 어린이 다운 생각을 잃어 버리지 않았나 싶다. 아... 그리고 그 당시 내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씰을 대량으로 도둑 맞았다. 아까웠지만 충격을 받지 않았던건 나도 사실 도둑질을 했었기 때문이다. 열 두살이란 직업은 생각보다 복잡한 것이 었을지도... 범죄의식이란 것을 잃어 버리지 않았나 싶다. 나는 아직도 친구네 집 라이터를 자주 훔치고는 한다. 의문인 것은 이 벙찐 친구네 집 라이터에 어째서 과부촌 메이커의 라이터가 산더미 만큼 있는 것일까 하는 것이지만...

중학교 1학년 오랜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정말 엉뚱했다고 해야하나... 멍청했다고 해야하나... 개인적으로는 순진했다고 생각 하고 싶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화장실을 나서는 광경을 목격했다. 자명종 소리는 한층 찌저지는 굉음을 냈었던 기억이 있다. <아! 여자도 화장실을 다니는 구나!!?!?>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 요즘도 가끔 떠올리면 정말 이질감이 있는 감각이 되 살아나는 느낌이다. 어째서 당연한 일이 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사실을 받아 들였을때 이질감을 느꼈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천둥소리와 전지현은 안 어울린다는 느낌과 비슷한 것일까... 뭐... 그런 것일듯... 어찌보면 좋은 의미다. 내 나이 열 네살 띨띨함을 잃었다. 아직 여분이 남은 듯 하지만... 이때부터 상식이라는 것에 대한 관점이 조금 바뀌었다. 얼핏 물리적인 합당함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봐도 좋겠다. 조금 쓸쓸한건 사람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색이 바라기 시작 했다는 점 일까나...

중학 2년의 일이다. 질풍노도 하늘은 푸르렀다. 바람은 귓가를 간지르고 운동장의 은행잎이 산들거리면 좋아라 만화책을 읽었다. 선생님이 본인을 점점 괴롭히는 것에서 약간을 트러블이 자주 생겼으나 그것은 에로스에 대한 개념을 갖게된 시기와도 같다. 늘어지는 니트 속에 속옷만을 입고 누군가에게 몸을 수그릴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개인적으론 감사스러웠지만... 그 전부터도 알 고 있었지만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다. 야질스러운 중2 내 나이 열 다섯 여성의 가슴이 야하다는 생각을 제대로 해봤다. 이성을 잃었다고 봐도 좋다. 나사가 점점 풀리는 중이었다고 본다.

고1년 좁다란 창문을 통해서 밖에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지 못한 날이 많았다. 짧은 인생 최악의 경험을 쌓았던 1년 증오심을 배웠다. 선후배라는 것이 이렇게나 미적지근한 것일 줄이야... 참으로 많이 살인을 저질렀다. 물론 상상이지만... 나는 의외로 잔인한 상상을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참으로 그로테스크 했으나... 스트레스가 묘하게 풀려나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내나이 열일곱 냉정함을 잃었다. 냉혹함을 손에 넣었다고 해야하나? 물론 나는 고교 1년 내내 선배에게 깍듯한 인사를 매일 아침마다 선물했다. 비극인 것은 그들이 머리가 나쁘다는 것 정도일까나... 왜 기억을 못하는 걸까... 흠... 별명 싸가지를 얻은 한 해였다. 물론 그 해를 끝으로 아무도 모르는 별명이 됐다. 다행이다...

고3년 주민등록증을 분실했다. 제대로된 분실물이다 싶지만 사실 주민증은 컴퓨터 자판 밑에 숨어 있었다. 아직 내 주민등록번호를 외지 못했었기 때문 이었을듯 싶으나 나는 깨달았다. 나는 주민번호를 다섯번도 더 외웠었다는 사실을... 그렇다... 내 나이 열 아홉 기억력이 감퇴됐다. 점점 주위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것에대해 귀찮음을 갖었고 때때로 담임선생님의 이름도 까먹었다. 사교성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잃었다고 해야하나 다행인 것은 친구가 늘어나는 숫자가 초등학교에 비해 크게 감소 했다는 것이다. 한 층에 있는 모두의 이름을 외우고 있었는데 어느세부터 인가 나는 사람을 말할때 그의 특징을 끄집에 내기 시작했다. <그 키 큰애>, <그 머리 큰애>, <그 조폭같이 생긴애> 대화는 통하고 있었지만 정말 내가 말하고 있던 머리큰 친구가 그 친구 였을까...

내 나이 스물하나 자신감을 잃었다. 그렇다기 보다는 활동적임을 아주 크게 포기 했다고 해야할까... 앞으로 한달이다. 군입대 아마 내 나이 스물둘, 스물셋을 분실하지 않을까 싶다. 예정된 분실을 눈앞에 두자니 역시나 친구들의 한숨이 이해가 되고 있다. <김빠진 맥주마저 시원하기만 하다면!!> 이라고 생각하거나 <헉! 대통령 바뀐거야?!?!? 인터넷 인터넷>이라며 컴퓨터를 켜거나... <그 친구 군대 갔어>라고 하면 아... 라는 식의 무덤덤한 반응을 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탈레반에 한국인이 피납되어도 내일 아침의 바닥청소를 걱정하고 있겠지... 얼마 남지 않은 전화카드의 잔액을 걱정하고 잘 연결도 되지 않는 친구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 것이다. 끈질김을 얻고 생활력이 붙을 것이다. 얼마만큼의 적응력이 내 머리속을 좀 먹으면 나이먹은 복학생으로써 복학을 하고는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겠지... 아직까지 <아저씨>라는 호칭이 익숙치 않지만 그 때쯤이면 <형아>라고 부르는 녀석에게 건방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가벼운 존중을 요구하고 사회의 질서를 야기하겠지... 재수없는 선배들 처럼... <군대에서는~>이 입버릇 처럼 늘고 2년간 딱 한번 맛아본 따귀에 대해서 50년을 화재로 삼을 것이다. 가련한 주인공인 나는 과연 몇명의 친구들과 순잔을 기울이고 있을까... 시대감을 잃고 한둘 이상의 친구를 잃고 기억을 잃고 개념을 잃고 생각을 잃고 말투를 잃고 태도를 잃고... 그러고 돌아 오겠지...

매미가 시끄럽다. 단단한 나무껍질을 너무나 사랑하나... 매일같이 같은 색을 띄고 있는 무덤덤한 기둥에 죙일 매달려 알아 듣지도 못하는 구애소리로 애걸하는 모습이 영낙없는 인생막장이라는 느낌이다. 앞으로 1주 길면 2주의 인생이라면 나도 전봇대에게 사랑을 갈구 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적절한 헤피엔드는 없지만 그래도 나의 이 수많은 분실물들을 모아 둬야한다. 미쳤다고 전봇대를 사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아... 누가 그랬었지... 군 입대 축하 드립니다라고... 훗...
불평도 늘고 한심함도 늘고... 역시 나도 별볼일 없는 그냥 그런 녀석인가보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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