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h
Cultureholic/하루의 잔상들

애꿎게도 세상은 안개로 만연했다. 아직 새벽시간 이었기 때문에 더욱 자욱하게 서려서 그닥 먼 하늘을 바라 볼 수는 없었다. 운전면허의 시험을 치뤘다. 도로주행의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새벽시간 부터 도로를 달렸다. 엔진이 쉴세없이 운동하는 소리가 등짝을 어루었다.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이다. 운전이란...

엑셀레이터는 존재감이 옅게만 느껴졌다. 기능시험용 고물자동차들은 뻑뻑하다는 느낌에 사무쳤으나 실제로 도로를 달려야 하는 차들은 이렇게나 부드러운 감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두툼한 운동화를 골라 신어서 일까? 도로 위의 차들은 서행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엑셀레이터를 밟고 있는지 조차 의아스러움의 연속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앞차를 따라 가고 있다보면 어느세인가 100Km/h를 훌쩍넘기고 만다.

옆자리에는 태평히 운전벨트도 착용하지 않은 교관님께서 속도를 줄이라고만 되네일 뿐 거슬리는 존재도 무감각한 존재도 아니었다. 넓은 길을 달리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던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았다. 가끔씩 들려오는 <속도 줄여>라는 소리만이 느껴질뿐 혼자서 음악을 듣는 것 만큼이나 편안한 순간들이다. 어째서 이렇게 즐거운 것을 늦춰서 배웠던 것일까... 머리 위에 하얗게 쌓인 안개들도 엔진소리에 겁이나 전부 흩어져 나가는 기분이다.

도로위에서는 창문을 닫은체로 아무리 빠르게 달려봐도 속도감이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눈보다는 귀로 들려오는 바람의 마찰음이 가장 속도감을 확실히 알려준다. 너무나도 압박감있는 바람의 나부낌은 숫자나부랭이와 바늘이 수치를 알려주는 계기판 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전한다. 아직 물기를 머금은 머리칼이 이마를 수없이 때려서 따끔거렸지만 그 순간의 시원함을 양보할 수는 없었기에 조금 더 과속을 즐겼다.

교관님은 자주 걱정인듯 말씀하셨다. 도로 주행용 트럭중에는 상태가 좋지 못한 차가 한대 섞여있어서 혹시나도 시동을 연다라 꺼먹을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무슨 장난질이 었을 지는 모르겠으나 시험에서 정확히 그 고물차를 타게 되었다. 숫자 4가 섞여 있는 모양세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교관님들께서는 딱히 말씀하지 않은 학생도 있는 듯했는지 언덕위에 있는 횡단보도 신호에서 출발을 못한체 세번이나 시동을 꺼먹었다. 불쌍하게 생각했으나 어쩔수 있으랴... 자동탈락...

실제 본인의 차례에서 운전을 해 본 결과... 내가 초보여서 그랬을지는 모르겠으나... 언덕을 달리면서 4단기어로의 연계를 있지 못했고 심지어 계기판에 속도수치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심각히 고물차인 것은 확실 했나보다... 스틱은 녹이 먹고 깜빡이는 너무 예민하게 꺼졌다. 직진중에도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깜빡이... 역시나 다른 학생이 시동을 꺼먹을 만큼 예민한 클러치는 한참동안의 엑셀레이터를 밟아 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시동을 꺼먹을 듯이 위협을 했다... 룸밀러는 하나밖에 없어서 어이 없게도 교관님만이 룸밀러를 확인 하고 있었다. 아무리 초보라지만 운전자에게서 룸밀러를 가로체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 었을까... 4차선 진입로에서 나를 따라오던 차가 갑작스런 추월을 했을때는 십년을 감수했다... 나 혼자만... 교관님은 다 알고 있었는지 속도를 줄이라고만 조용히 지껄이셨다...

한바퀴를 전부 돌아 원점에 주차를 했다. 썬글라스 속의 표정을 감춘
교관님께서는 아주 조용히 합.격.이라고만 말하고 차를 유턴시켰다...

귀찮았나...

필기시험 문제를 공부하고 있다보면 이런 모의문제가 있다. <요즘 젊은이 들이 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것에 있어서 맞는 것은> 답은 <과속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겁이 없을까... 라고 생각 했지만 아마 내 착각인 것이다. 겁이 없어서 과속을 한다기 보다는 사실 좀 즐거워서 한다는게 더 맞을 지도...

뭐... 암만 즐거워도 사고는 주의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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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아리스노바 2007.08.04 11:31 URL EDIT REPLY
미리, 못 봐서-
미리, 인사

생일 축하-
BlogIcon lovepool 2007.08.13 14:55 신고 URL EDIT REPLY
운전면허 치르면서 운전하다보면 속도가 어느새 100Km 가까이 올라가 있는걸 발견하곤 했죠. 과속이란게 아주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운전면허 학원 장내주행장에서 드리프트하다가 개욕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원에서 연습할때 트럭 운전하다가 면허 발급받고 승용차 타기가 무척이나 난감했던...- _-
BlogIcon 숏다리코뿔소 박주호 | 2007.08.20 17:01 신고 URL EDIT
드리프트 하셨군요. ㅋ 저도 액셀 살살 밟아 가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만 드리프트는 조금 의미심장 하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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