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포도주 : 샤토마니
Cultureholic/이상한 생각


일하고 있는 술집에서 이틀에 한번꼴로 동동주를 구입하고 있다. 최근 쏫아지는 빗줄기 덕분에 평소의 1.4231 배 정도 더 잘팔리고 있는듯... 다 떨어진 술을 신청하고나면 한시간 정도의 빈틈을 두고서 양손 가득 술을 든 아저씨가 산들바람에 머리칼을 휘날리며 주방으로 들어 오신다. 조금은 머리칼이 숭숭하고 벨트를 배꼽 이상으로 추켜입은 모습이 적어도 본인의 큰아버지와 비슷한 연배 쯤으로 보이신다.

딱히 큰아버지 뻘의 아저씨를 반가워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어째설까... 붕뜬 마음을 감추고 적어도 아저씨의 엉덩이를 5초는 유심히 관찰을 한다. 물론 큰아버지 뻘의 아저씨의 박력있는 엉덩이를 남몰래 감상하고자 함은 아니다... 당연하지... 평소에 가게의 누님을 이뻐하신다는 아저씨께서 양쪽 뒷주머니에 한병씩 시음용 포도주를 넣고 오시기 때문이다. 당연히 누나를 줄 생각이겠지만, 가끔은 본인도 맛을 볼 기회가 있었다.

포도주라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깔끔하게 아무 지식도 없는 본인으로써 왈가왈부 해볼 건덕지는 없다만... 솔직히 <참 맛있는 술>이라는 감상이다. 이른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 적당한 배경음악과 책을 펼처놓고 새하얀 머그컵에 쫄랑쫄랑 따라서 홀짝거려본 것이 상당히 상큼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375ml의 병으로 누님 6병, 본인 6병씩 12병을 구입했다. 병당 5000원... 작은 가격은 아니지만 코르크 마게를 여는 기구 2개와 와인잔 8개를 덤으로 얹어 받을 수 있었다. 조금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다면 잔마다 <샤토마니>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점이었지만... 마개를 딸때 나는 앙증맞은 "뽕" 소리에 작은 만족감 같은 것을 갖을 수 있었다.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와인을 따는 것 부터가 상당히 매력이 있었다. 기구를 오른 손에 쥐고서 연신 감아돌린 코르크 마게를 들어 올리는 것은 의외로 손맛이 참 좋았다. 부드럽게 딸려오는 코르크를 열때의 소리도 재미나고...

이렇게 가볍게 혼자 하루를 마감한다는 기분으로 마시는 술은 의외로 뿌듯함을 주는 듯 했다. 조금은 달달하니, 시큼 씁씁한 여운을 동반한 포도의 맛은 딱히 술!이라기 보다 사치스런 음료 라는 인상이다. 생각같아선 이온음료 마냥 단숨에 들이키고 싶었다만, 사람 감질맛 나게 만드는 양덕분에 여유로움을 두고 천천히 즐겼다. 금세 두벙째 병을 따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었지만 안방에서 주방 냉장고 까지의 거리가 너무나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일을 기약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타협을 했다.

웬만한 참기름 병에 주둥이를 좀 더 내밀고 있는 모양세를 하고 있는 와인병은 꽤나 세련된 느낌이다. 여느 병들보다는 좀 더 슬림한 느낌이고 병의 머리에서 허리까지 천천히 내려오는 선의 완만함이 썩 마음에 든다. 좀전까지는 짙은 자주빛을 띄고 있어서 한껏 요염함을 뽐냈었다만... 375ml면... 작은 우유 두팩이다... 개인적으로 작은우유 한팩정도는 3초정도만에 다 마시는데... 한시간도 못지나서 투명한 병을 바라보고는 역시 5000원은 조금 비싸군... 이라는 티끌만큼의 후회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역시 스피커 가득한 음악과 한참 즐겁게 읽고있는 소설책 한권에는 우유보다 잘 어울리는 듯... 훗... 이렇게 사치를 부리면 부릴수록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스스로 생각을 하는 중이다. 너무 자주부리면 지갑이 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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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lovepool 2007.05.28 14:12 신고 URL EDIT REPLY
저희 집 냉장고에 가끔 와인이 채워지는데, 원래 입에 잘 대지 않는터라 관심이 없다가...어느날 어떻게 마개를 따고..입에 넣었다가 훌쩍 다 마셔 버렸더랫죠. 은근히 허무함이랄까요?! 소주에 익숙한 탓인지...^^;;
(안마신척 병 치우는것도 고생 좀 하고;;)
그래도 이후에 왠지 모르게 당겨오는 와인의 매력은 또 남다르네요..
BlogIcon 숏다리코뿔소 박주호 | 2007.06.26 15:24 신고 URL EDIT
약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마시다가 맛에 흥겨워 한잔 색에 반한서 두잔 마시다 보면 꽤나 괜찮은 술 이라고 생각 될 겁니다^^ 괜찮아요 생각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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